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정자(동초정) 현판을 새기며

(느티나무 23×80)

전남 곡성에서 한 부부가 오신다
남원 현대제재소에 갔다가 벽에 걸린 내 작품을 보고 오신 것이다
정자에 걸 현판 하나를 청하여 흔쾌히 수락한다

동초정
글은 서한당이 쓰고 각은 내가 하니 공동작품인 셈이다
완성된 것은 제자리를 찾아 가지만 망치칠을 하는 과정은 순전히 내 몫이다
초면에 청을 하니 조심스럽게 얼마를 드리면 되겠느냐고 하신다
지금끼지 한 번도 현금 거래를 한 적이 없다며 상호 증여 형식이 좋겠다고 하여

제재소에서 켠 참죽나무 판자 하나를 선물로 받게 되었다
안받아도 크게 서운하게 여기지도 않겠지만 상대를 배려하는 차원이다

동초정이라니 그 의미가 인동초를 연상 시킨다

매서운 한파를 견디며 겨울을 날다가

새 봄에 꿋꿋이 피어나는 풀에게서 삶의 교훈을 얻으려는 것일까
정자 현판을 매개로 우연히 인연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