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도 본능적으로 시위를 한다
자신의 위력을 드러냄으로써 경쟁 상대에게 우위를 점한다
수컷 공작이 깃을 펼쳐서 암컷을 유혹하는 관능적인 시위도 있다
털을 곤두세우거나 자신의 몸집을 부풀리는 동작, 기세를 드러내는 소리나 표정들도 곧잘 활용한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손자병법은 인간만의 전유물은 아닌 것 같다
아이들도 시위를 한다
자신의 욕구를 달성하기 위해 억지스러운 떼를 쓰는 것이다
다중 장소에서 울거나 고집을 부리며 부모를 난처하게 함으로써 욕구충족의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무의식으로 학습하고 있다
권위적인 부모는 아이의 떼를 꾸중이나 매와 같은 개인이나 외적 강압으로 통제했다
민주적인 부모는 아이의 욕구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선별적으로 수용한다
아이가 받아들이도록 그 기준을 합리화하여 욕구의 조화를 꾀하려고 한다
민주 사회는 시위가 일상적인 일이다
시위는 피할 수 없는 사회현상으로 신성한 권리이기도 하다
한 나라의 정치문화 수준에 따라 시위문화의 형태가 다르게 나타난다
요즈음의 우리의 시위문화를 보면 준법시위가 정착되어 가는 듯 해서 다행이고
과거에 비하면 뿌듯함마저 느껴진다
우리의 민주화 과정에서 노정된 폭력 시위에 대한 불쾌한 기억은 이루 말로써 다하기 어렵다
그러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이룩한 평화적 집회와 시위라 그 기쁨은 더하다
시위대가 깃발이나 촛불을 들고 가두행진을 하고 구호를 외치고
경찰들이 호위를 하며 벌이는 시위가 볼거리가 되는 퍼포먼스가 되기도 한다
이제 폭력적이고 불법 시위는 국민들의 외면을 받아 요구를 성사시키기 어렵다는
사회적 철칙을 만들어야 한다
이와 말이 나온 김에 시위가 자신들의 주장을 내세우면서도 공공의 질서를 존중하며
볼거리를 제공하는 축제로 만들어 간다면 지나친 환상일까?
수컷 공작의 현란한 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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