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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능이 한 소쿠리 추석을 앞둔 이맘 때 사람들의 화젯거리 중의 하나가 버섯이 자연이 베푸는 특별 선물이 온 산에 숨겨져 있다 부지런하고 뜻이 깊은 사람들의 보물찾기 이벤트다 사람들이 산으로 오른다 산신령님 제게 행운을 내리세요 끊임없는 주문이 발걸음마다 이어진다 버섯 중에서도 송이와 능이가 귀한 대접을 받는다 요새 송이 1키로에 얼마 가는가? 능이는? 그 비싼 송이나 능이를 나는 감히 살 생각을 못하며 산에 따러갈 생각도 별로 없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까 사람들은 송이를 먹었다는 사실을 매우 자랑스러워 하는 것 같다 '나는 송이 먹는 사람이야'라며 은근히 과시하려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 명품을 구매하려면 큰 돈이 필요해 호주머니가 얇은 사람은 감히 작심하기도 어렵지만 버섯이란 명품은 행운이나 노력의 보상으로 얻을 수 있는 .. 더보기
산다래 한 웅큼 오늘 아침 식사에 과일 한 접시가 추가된다 조식의 주재료는 아로니아와 고구마 등인데 이웃 한 분이 산에서 직접 채취한 것이라며 산다래를 한웅큼 가지고 온 것이다 그 중에 잘 익은 것을 골라 별미로 즐겨본다 마트에 가면 많은 과일들이 선택을 받기 위해 도열해 있다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멋진 포장이나 조명을 받기도 한다 이것저것 골라 카드로 결재하면 쉽게 먹을 수 있다 이런 체제와 구조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놓치기 쉬운 것이 있다 다래는 돈만 있으면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 시장경제가 보편화 되어 누구나 당연히 가지는 상식이다 그런데 이 다래를 딴 분은 시장경제의 한 주체로 생산 행위를 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다래가 익는 시기를 맞추어 상당한 산길을 걸어갔을 것이다 딴 다래를 저장하거나 판매할 수.. 더보기
나무를 자르는 건 허공 톱의 모양을 한참동안 유심히 관찰한다 삼각뿔 형태인데 양변에 날이 있고 인접한 날은 반대편으로 날이 있다 톱에 공간이 없으면 톱은 제 역할을 할 수 없다 톱날이 나무를 써는 것은 빈 공간이 있기 때문이다 허공이 톱날을 세우고 허공이 나무를 자른다 빈 것은 충만한 것이다 더보기
헬스장 운영관리를사임하며 딱 한 해동안 우리 면 헬스장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커뮤니티센터가 새로 건립되고 1층에는 면사무소이고 건물 2층에 있는 헬스장을 운영관리하며 개인 운동을 겸했다 농촌의 인구수 1600명의 면에 회원이 140~150명이 등록하고 있다 회비를 월 1만원으로 하여 회원 참여를 유도하고 초보자들에게는 기구 사용법을 직접 가르쳐드렀다 처음으로 개설한 헬스 동아리라 자원해서 봉사를 하며 동아리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면 물러나겠다고 했는데 이제 그 때가 된 것 같아서 후임자들을 간신히 물색하고 사임을 했다 이제는 책임에서 벗어나 홀가분한 마음으로 내 운동만을 할 것이다 새로운 접속을 위한 손놓기요 떠나기다 가야 할 길은 많고 해가 기울기 시작한다 더보기
명절이 다가오고 명절은 결핍의 축제라는 것을 이제서야 확실히 깨닫는다 어린 시절에는 까망 운동화, 멋스런 옷, 푸짐하고 기름진음식들을 갈망했었고 일년에 두어 차례의 명절에 충족되었다 그런 명절을 기다리는 마음은 어찌나 간절했는지 다가올 명절을 손꼽아가며 기다렸다 시골 5일장이라 규모야 뻔하지만 당시로서는 대목장이 붐비며 진열되는 많은 상품들이 빈곤에 일상화된 우리에게는 신기하고 흥분되는 일시적인 빈곤 속의 풍요였다 흥분은 냄새와 함께 다가왔다 운동화에서 풍기는 공업용 고무 냄새에 코를 파묻었다 그리고 다시 장롱 안에 넣어두며 욕망 충족을 며칠 후로 유보하였다 모처럼 얻은 행복을 즉각 소비하지 않음으로써 명절은 숭고하기까지 하였다 명절의 축제를 위한 희생양은 늘 돼지였다 예전에는 요즘처럼 시장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없어 .. 더보기
외가 사촌들과 오붓한 시간 외가의 사촌들과 만나 오붓한 시간을 가진다 외가의 본 거주지는 위천 여시골이다 경주 최씨로 외조부모님은 2남 4녀를 기르며 생활한 곳이다 어머니의 큰 오라버니이신 큰 외숙부님 내외분은 5남2녀를 기른 곳이다 외숙부님들과 이모님들은 모두 세상을 떠나셨다 1975년에 여시골 집을 매각하고 김해시로 이주를 했다가 나와 동갑내기 사촌이 몇년 전에 귀향을 하게 된다 위천면 사마마을에 집을 신축하고 직장도 그만두고 고향의 품에 안긴다 추석을 앞두고 외가의 누님과 두 동생이 와서 벌초를 하며 가족 모임이 이루어진다 더보기
지붕 수리를 준비하며 주택의 지붕을 리모델링하기로 한다 17년 전에 신축한 경량목조주택의 지붕 소재는 이중싱글이었다 이제 싱글의 수명이 다한 것 같다 건축일을 오래 하고 홀로 주택을 지은 친구가 있어 부탁을 한다 "친구야 자네가 하자는대로 할테니까 맡아주게 자네는 평생을 건축업에 종사하었고 자네 집을 두 채나 지었으니 전문가인 자네가 알아서 해 주게 자네 집을 짓듯이...... 한가지 부탁이 있다네 나를 보조원(속칭 데모도)으로 써 주게 일이 서툴지만 체력 하나는 보증을 하니 상전처럼 자네를 모시고 시키는대로 하겠네" 어제 친구가 와서 실측을 하고 오늘 아침에도 빠진 부분이 있다며 다녀간다 친구의 신축 집처럼 징크로 시공하려고 한다 기존의 싱글은 그대로 두고 그 위에 시공하자는 말에 따른다 중학고 때 같은 반에 있었던 친구인.. 더보기
교단 붕괴, 공교육 위기 검은 복장으로 집결한 교원들이 오늘 대규모 도심 집회를 했다 무더운 날씨에 달구어진 아스팔트에 경향 각지에서 20만명이 모였다니 그분들의 심정과 개혁 의지를 짐작케 한다 교사들을 거리로 내 몬 교육정책이 일부 정치인들의 포퓰리즘에 기인한다고 본다 투쟁해서 붕괴되는 교단을 바로 세워야 한다 ※ 질서있고 준법적인 시위로 새로운 시위 문화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매스컴의 보도에 눈물겨운 공감이 밀려온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