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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노송의 가르침

 

소나무는 한국인의 나무다

마을 앞 뒷산의 소나무 숲에는 낙락장송들이 가부장처럼 일가를 이루며

세세손손 금수강산을 지키고 일구어 왔다

 

노송은 위엄과 기품으로 식솔들에게 말한다

항상 사람들의 마을을 바라보고 살려무나

오매불망 청운의 꿈으로 머리칼 같은 솔잎을 가지런히 빗으며 수신을 하렴

박토에도 찬서리에도 꿋꿋이 견디며 자라 연륜을 쌓아 큰 재목이 되렴

 


솔향기 품어 바람에 실어 사람들의 등줄기에 흐르는 땀을 식혀주렴

수려한 자태로 올곧은 기상이며 상록의 한결같은 의지를 보여주렴

 

우리의 꿈은 장생이라네

무한 창공에 활개를 펴고 살다가 우리 죽어 마을에 들어가면 여한이 없는 것이란다

평생동안 일군 육덕진 몸은 한옥의 기둥이 되고 복많은 어떤 송판은 널판이 될 수 있단다

청솔가지는 대보름날 달집이 되고 마른 솔잎은 아궁이의 불쏘시개가 된단다

 


우리는 또한 한국인의 영혼에 새겨진 상징이라네

남산 위의 저 소나무는 바람과 서리에 변하지 않는 우리의 기상이네

그건 선비의 지조라며 우리에게서 바운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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