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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바람에 대한 사유(1)

 

바람은 한 곳에 머물기보다는

정처없이 떠나기를 좋아하지

언제 어디서라도 즉각 떠나기 위해

 손에 어떤 것도 움켜잡지 않지


거추장스런 옷도 필요하지 않아

제 모습조차 갖지 않은 것은

가벼워지기 위한 것이었어

무한한 자유에의 동경이

 바람의 유일한 소망이지


 

바람은 잠시 머무를 때도

떠날 준비를 하지

가진 것이 없기에,

속한 것이 없기에,

편안하려 하지 않기에


얽매이고 싶지 않아

습관이나 도덕 따위에도

흥! 콧방귀를 뀌었지

 

바람은 움직이지 않고 머무는

나뭇잎들을 흔들며 충동질하기를 좋아하지

사람들의 여민 옷의 틈을 벌여 유혹하기를 좋아하지

 

너도 때론 바람이 되어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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