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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견소포박

 

견소포박이라는 노자 도덕경의 한 귀절을 마음의 양식으로 삼는다
있는 그대로의 소박함을 드러내고 다듬지 않은 질박함을 품는다는 의미다
이 귀절의 의미를 머리로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내 삶에 적용시켜 삶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면 참으로 알고 실천하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나는 도덕경을 눈이나 머리로 공부하는데 그치지 않고

내 뜻을 담아 블로그에 글을 써보고 때로는 판자에 새겨보기도 한다

소는 흰 바탕의 천이다
천을 물들이거나 옷을 만들려고 재단을 하기 전의 소박한 천이다
박은 나무의 원목이다 가공하기 이전의 풋풋한 원재료다

천이나 원목을 가공하여 쓸모가 있게 호용가치를 증대하는 것은 문명의 발전이다
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현대사회에서도

무위자연의 가르침이 통용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혹자는 회의적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역으로 생각해 보면

현대사회의 물질주의로 인한 인간소외의 병폐를 치유할 수 있는

대안의 오아시스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장자는 소박한 삶을 살기를 권한다
사람이 본래 지닌 소박하고 질박한 본성을 따라 살아가기를 권한다
그런데 문명이 발달할수록 더 풍요롭고 화려하고 편리한 삶을 추구하기 마련이다
고급 승용차, 산해진미, 화려한 저택에다가 높은 연봉, 높은 지위와 명성을 얻기 위해  자기계발을 위해 혹사한다
이런 사회적 풍조에 젖은 현대인에게 뚱단지 같은 소리일 수도 있겠다

우리는 자연과 문명이 교차되는 삶, 원시와 첨단의 사이에서 살아간다
시속 백킬로로 악셀을 밟으며 달리던 내가 별 일도 없이 산책로를 걷는다
텃밭에서 자급자족하며 놀이에 빠진 아이처럼 일하는 중에

시장주의에 물든 택배가 도착하기도 한다
백퍼센트 밭에서 생산한 반찬이라며 자랑을 늘어놓다가

많은 돈을 들여 외식을 하기도 한다

장자는 이런 나에게 스승이 되고 친구가 되어 조언을 해준다
허황한 꿈이나 욕심을 자제하면서 원래 인간의 소박한 모습을 추구하고

질박한 생활을 하며  무위자연의 이치에 따라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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