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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목공방 - 나무둥치

무당벌레

 

 

 

무당벌레 한 마리를 만들어 보고 싶은 것은 오래 전 부터인데

무당벌레의 등에 붉은 색과 등근 반점들이 그런 충동을 일으켰다.

밭에서도 더러 발견되는데 잎을 갉아 먹다가도 위험이 닥치면

등짝에 숨어있는 양날개가 펴지면서 비호 같이 날아간다. 

크기는 콩알만 하다.

 

 

벌레는 농작물을 축 내거나 인간을 괴롭힌다는 생각 때문에

혐오의 대상이 되고 박멸해야 한다는 생각들은

얼마나 오만하고 이기적인 발상인지 안타깝다.

 

 

깜찍한 아름다움이다.

영어로 Ladybug 라고 하니 서양인들은 진작부터

아름다운 벌레로 인정하였구나.

 

 

 

소나무로 우선 몸통을 만든다.

                                                            뒷산에서 가져온 나무인데 군데군데 구멍이 보이고

습기에 많이 젖었지만 아름다운 벌레로 변신을 기대해 본다. 

 

 

 

 

 

 

 

 

 

 

 

무당벌레의 넓은 등에서 한나절이 간다.

등의 중앙에서 전후좌우로 뻗어내리는

그 긴 능선, 광활한 평원에 들어서기 위해 나는

내 몸집을 만분의 일로 축소 시킨다.

 

조화와 균형의 둔덕은

어느 한쪽도 튀어나오거나 패이거나 흠이 난 곳이 없이 완벽하다.

 

 

이 넓고 아름다운 언덕을 만들기 위해 무수히 자귀질을 한다.

잘 갈린 자귀날이 부지런히 오가며 언덕의 균형을 잡아간다.

한 쪽을 다듬어 놓고 반대편과 비교하기 위해

지평선을 양끝을 부지런히 오가는 시선이 매섭다.

 

 

 

 

 

어느 별에서 온 외계이 우주선이 이리도 정교하고

어느 과학자가 설계한 우주선이 이리도 아름다우랴!

 

 

 

 

 

 

 

 

 

 

작업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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