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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목공방 - 나무둥치

주작- 남방의 붉은 새 우리 마음에도 천지사방 있어 신령한 기운이 감싼다네 그 한 켠에 깃든 붉은 새여 남방의 양기로 뜨거운 기운이 솟구치기를 사람을 사랑하며 삶의 열정을 일으키는 원동력이 되기를 나는 상상의 영물들을 작품화하기를 좋아한다 용, 현무, 해태, 삼족오와 같은 영적인 동물들을 목판이나 바가지 등에 그려서 새김질 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번에는 주작이라는 새의 그림을 찾아 작업을 해 본다 글은 새를 새기면서 사유한 내용이다 옻나무는 목질이 연해서 새김질용으로 잘 사용하지 않지만 한 때 잘 말려둔 판재가 많아서 사용하였다 글씨를 새기는 것은 아주 어려워 군데군데 획이 무너져있다 더보기
결혼 선물 친구의 아들 결혼 선물을 만든다 내가 애용하는 문구를 넣어 새로운 출발을 하는 부부의 이름을 새겨준다 그리고 시작하는 날을 표시한다 새롭게 탄생하는 한 가정의 출발 기점인 셈이다 마치 동양의 군주 국가의 연호처럼 상징적인 의미를 띠고 있다 우리는 친지의 결혼식을 축하해 주며 축의금을 주는데 물론 상부상조의 의미로 가치가 있지만 돈으로만 성의를 표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결혼식장이 마치 돈 거래하는 느낌이 들어 씁쓸한 적이 많다 나는 다행히 나름대로 선물을 직접 만들어 줄 수 있어 다행이다 돈으로 환산하여 가치를 재는 사람들의 인식에서 보다 품격있고 의미있는 선물이 될 것이다 이건 얼마짜리지? 이런 선물을 보고 돈 몇 푼으로 획일화하는 것은 내가 혐오하는 것이다 내 망치질과 내 정성을 돈으로 거래하기 싫.. 더보기
가훈을 새기며 며칠 째 서각 작업을 하고 있다 이 서각판은 미국 처남댁으로 갈 것이다 멀리 가는 것인데다 미래로 가는 것이라 좀더 의미있는 기념물로 만들어 보고 싶어졌다 미래로 간다는 의미는 먼 후일 후손들에게 가문의 정신적 전통으로 남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정신적 교훈을 함축해서 대를 이어 전승되면 좋을 것 같다는 취지를 전하고 직접 문구를 만들면 좋겠다고 했더니 며칠만에 답신이 온다 [中和], [Arise and shine] 인데 하루 후에 추가로 [세상을 밝게] 라는 문구를 보내왔다 3개국어가 등장한다 조카 둘은 출생만 한국 병원에서 했고 미국에서 자랐다 맏이는 시카고대학 졸업 후 매킨지에 취업하고 있는데 모국어를 잘 한단다 막내는 프린스턴대학에 재학 중인데 모국어가 약간 서툴다고 한다 모국어로 된 가훈 하나를 추.. 더보기
사랑이 샘솟는 가정 처조카 박경호 군의 부부에게 선물을 한다 더보기
조각도 보수 서각하는 창칼이 나무 자루 사이에서 수많은 망치질을 견디지 못해 틈이 생기고 틈새가 벌어져서 결국은 제 역할을 못한다아무리 쇠가 강하고 날카로워도 물고 있는 자루가 흔들리면 소용없는 일이다나는 임기응변형으로 작업하는 스타일이다 타고난 천성이거나 자라면서 형성된 성격에 기인하는 것일게다칼을 잘 만드는 사람들이 보면 한심할 노릇이지만 돈 주고 사서 쓰는 것보다 내가 만든 것을 고집하는 까닭이 있다 작업 과정에서 타자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싶어서다시장, 성능 좋은 공구 , 타인의 손길 등이 타자에 포함된다글도 내가 직접 짓고 글씨도 직접 쓰고 칼질도 내가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서각도를 수리하는 것도 직접 하는 것이다그래도 접착제나 철물 등은 내 한계를 벗어난다또 다른 이유라면 전 과정의 작업에서 기쁨이나 .. 더보기
서각 한 점 - 보금자리 소정에 이주하여 주택을 신축한 친구의 집에 선물할 서각 한 점을 만드는 중이다 서각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은 많아도 자신의 작품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글을 새기는 것은 기능이나 기술의 차원이고 작품을 한다는 것은 독창성이 있어야 한다 작품에 하나의 스토리가 있으면 좋을 것이다 (서각문) 노후를 안거할 명당을 찾아 나서니 천지신명이 점지해준 이곳 소정이라 부부가 지극정성으로 손수 지은 집 보금자리(양각) 이천이십사년 봄날에 박종효님께 새겨드리오 청곡 정명섭 작 더보기
귀향의 꿈 친구이자 외종인 금화의 귀향 선물로 서각 한 점을 만드는 중이다 내 어머니가 금화의 부친과 남매간인데 어머니가 야동생이다 예전에는 위천면 여시골(호동)이었는데 수십년 전에 김해로 이사를 했고 금화가 사마리에 좋은 터를 잡아서 주택을 신축했다 우리 집과는 5km 거리다 금화의 집에는 외조부 사진과 외숙 내외분의 사진이 걸려 있는데 외갓집을 대표한다 수많은 망치질 사이에 외갓집에 얽힌 추억들이 스쳐간다 [서각문] 여시골에서 태어나고 자라다 부산에서 반평생을 살며 오매불망 그리던 꿈 하나 있었네 귀향의 꿈(양각) 조상의 은덕을 기리며 벗들과의 정다운 교유를 하려 사마에 둥지를 트는구나 금화 최진필님께 새겨드립니다 2024년 초봄에 청곡 새김 더보기
무괴아심을 새기며 무괴아심(無愧我心)은 외종 아우의 신념을 함축하고 있는 글귀다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게 살아왔을 것이다 공직자로 평생을 살며 사회에 봉사한 자신의 경구이며 당당한 자신감이 묻어 나온다 아우의 집 어느 벽에 오랜 세월동안 걸려 있을 것이다 한 집안의 가훈이 되고 자식들이 부친의 고상한 뜻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