蝸牛脚上爭何事 (와우각상쟁하사)
石火光中寄此身 (석화광중기차신)
(달팽이 뿔 위에서 뭘 그리 다투는고
부싯돌 불빛이 번쩍이는 그 순간에 이 몸을 맡기네)
TV를 보다가 답답해서 불을 환히 밝히고
서한당의 전각 한점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텔레비젼을 보고 있노라니 온 세상이 싸움판 같다.
달팽이의 두 뿔 위에서 제각기 제가 옳다고 외치며
반대편에 있는 이들을 적으로 여기고 싸운다.
특히 정치판이 더욱 그렇다.
서로 한걸음씩 물러설 일이다.
부싯돌 불빛이 번쩍이는 그 찰나에 살고 있는 우리가 아닌가?
장자의 지혜로 위안을 삼는다.
광대무변한 우주의 저 끝에서 보면
지상에서 싸우는 일들이 얼마나 하찮은 일일 것인가?
그러나 이런 현실적인 일들을 그저 하찮게만 여길 수는 없는 일이다
갈등을 잘 다스리는 일이야말로
인류 역사 발전의 원동력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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