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원생활의 즐거움

으아리 - 은자(隱者)의 덩굴

 

야산의 풀숲에는 온갖 풀과 나무들이 뒤엉켜 있다.

쓸 만한 것들은 이리저리 뽑혀 나가고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초목류들이 치열한 자리다툼을 하며 한 생을 꾸려 나간다.

 

 

 

 

 

가시덤불 틈에서, 돌밭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다른 초목들과 치열한 생존투쟁을 해야 하는

야생초들은 그래서 각박할 수 밖에 없건만

 

 

 

 

 

가늘고 마른 덩굴들이 의지처를 감고 오르고 올라

그리도 많은 잎사귀를 달고

드디어 꽃을 피운다.

연미색 드레스를 입은 신부처럼

드디어 소망을 이룬다.

 

 

 

 

도시의 화려한 여인처럼 도도하지도

대갓집 화단의 부귀영화도 없지만

내 마음에 아로새겨진 청순한 여인처럼 다가온다.

 

 

 

 

한적한 야산 덤불 속에서도

은은한 향기와 품위를 갖춘

이맘때만 되면 나를 설레게 하는

으아리는 은자 같은 꽃이다.

 

'전원생활의 즐거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 오는 날의 수채화  (0) 2016.05.27
대나무로 만든 으아리 지지대  (0) 2016.05.11
조경석 바위 위의 풍경  (0) 2016.05.02
영산홍의 유혹  (0) 2016.04.30
봄의 요정이 흩뿌린 신록  (0) 2016.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