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산의 풀숲에는 온갖 풀과 나무들이 뒤엉켜 있다.
쓸 만한 것들은 이리저리 뽑혀 나가고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초목류들이 치열한 자리다툼을 하며 한 생을 꾸려 나간다.
가시덤불 틈에서, 돌밭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다른 초목들과 치열한 생존투쟁을 해야 하는
야생초들은 그래서 각박할 수 밖에 없건만
가늘고 마른 덩굴들이 의지처를 감고 오르고 올라
그리도 많은 잎사귀를 달고
드디어 꽃을 피운다.
연미색 드레스를 입은 신부처럼
드디어 소망을 이룬다.
도시의 화려한 여인처럼 도도하지도
대갓집 화단의 부귀영화도 없지만
내 마음에 아로새겨진 청순한 여인처럼 다가온다.
한적한 야산 덤불 속에서도
은은한 향기와 품위를 갖춘
이맘때만 되면 나를 설레게 하는
으아리는 은자 같은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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