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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돌단풍 돌단풍 뿌리덩이에서 활화산처럼 끓어오르는 생명의 기운 정수리로 솟구치며 환호성을 지르며 봄을 찬양한다 더보기
수선화의 아름다움 봄이 오면 산에 들에 나무들이 새 잎을 달고 자라며 무수한 꽃들이 피어난다 이 한적한 산골이지만 자연친화적 입장에서는 생명들의 축제이며 아름다움의 경연장이고 학습장이기도 하다 아름다움의 본질은 어떤 것일까? 영국의 미학자 에드먼드 버크의 이론에 공감한다 부드럽고 유연한 윤곽선, 밝고 투명한 색채, 아담하고 매끄러운 느낌에서 관찰자는 신경생리적으로 긴장이 이완되고 쾌적한 기분을 갖게 된다 이런 감정이 대상에 몰입하게 되고 더 가까워지려는 친교의 본능을 일깨운다 봄기운이 무르익자 수선화가 제 존재를 드러낸다 아담한 체구에 노란옷을 입은 수선화가 긴 겨울의 동토에서 인내하다가 드디어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화무십일홍이라는데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할런지 인간적인 욕망을 꽃에 투사한다 더보기
머위 한 바가지 십년 가까운 예전에 집 주변에 있는 머위를 집 뒷 쪽에 있는 취수원에 수십 포기를 옮겨 심었었다 물이 약간 흐르는 그늘진 개울가라 잘 번식할 것이라 여겼는데 과연 머위 씨앗이 바람에 날리고 뿌리가 왕성하게 번식하고 있다 머위는 제 왕국을 확장하는 투사와 같다 뒷문에서 백 미터나 될까한 가까운 곳인데 올라가 보니 머위가 새 잎을 내며 기세가 왕성하다 꾹꾹 눌러서 바가지 한 개를 가득 채워 온다 며칠 후에는 자른데서 새 줄기가 나올 것이다 이만하면 서너 끼는 충분한 반찬감이다 자족하는 즐거움이 적지 않다 산책하는 기분으로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먹거리를 자급자족하는 단순하고 소박한 일상은 욕심없는 청정무구한 삶의 실천이다 돌아오는 길가에 이름을 모르는 작은 새 두마리가 유희 중이다 방해하지 않으려고 걸음을 멈.. 더보기
머위 한 소쿠리 오늘은 온화한 봄날씨다 오전 운동을 마치고 집 주변을 기웃기웃 살피니 머위가 곳곳에서 작은 잎을 펴서 봄 기운을 받아들인다 아직은 어리지만 이 때가 제일 머위 맛이 좋다 데쳐서 초장에 찍어먹거나 머위 무침을 하면 쓴맛에 머위향을 맛보게 된다 오늘 저녁에 초등 동기들 삼겹살 파티를 한다는데 머위를 캐서 데쳐 가야겠다 생각하니 기쁨이 솟아난다 시장에 가면 머위를 살 수 있지만 그 머위와는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채취하는 과정의 독특한 체험이 있기 때문이다 봄의 온기를 온 몸으로 받으며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며 작은 노력으로 나물 반찬 한가지를 보태는 이 소박한 즐거움을 맛보는 것이다 더보기
뽕나무 제거 주택 주변에 자라는 뽕나무들을 제거하는 작업을 한다 방치를 하니 차량 통행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 돌 틈에서 자라니 뽑아낼 수도 없고 베어내도 새 가지를 내니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게 된다 나무를 자르고 드릴로 구멍을 뚫은 후에 바스타 원액을 조금씩 넣는다 돌담 틈에서 자라던 뽕나무는 수난을 당하는데 옆에 있는 조팝나무는 새 움을 틔우며 꽃을 피울 준비를 한다 지척지간인데 둘의 운명이 정반대다 더보기
문그로우를 심으며 문그로우를 심는다 어린 묘목 30그루다 주택 뒷쪽에 철망 펜스를 둘렀지만 생울타리로 이 나무를 선택한 것이다 은청색으로 은은한 달빛을 띤다고 붙여진 것이다 농원에서 성목이 된 나무는 비용도 많이 들고 수송하기도 쉽지 않지만 어린 나무를 심고 자라는 과정에서 손길과 눈길을 주며 소통하고 동반하는 과정을 누리기 위해서다 좋은 자연 환경에서 잘 자라는 나무를 굳이 비싼 돈을 주고 조경하는 것은 사치에 가까운 것이다 네가 한 살 때 입양했지 키는 한 뼘, 가슴둘레는 나무 젓가락 굵기의 바싹 마른 체형이었지 택배 상자에 30포기가 실려왔을 때가 첫 만남이었지 네 태어난 곳은 충북농원인데 삽목으로 대량번식했지 나무를 심는 사람은 미래를 꿈꾸는 사람이다 지금은 보잘 것 없어 보이지만 3년 후, 5년 후, 10년 후에.. 더보기
블루베리와 세대 교체 블루베리 전정을 하다가 스쳐가는 단상들이 있다 블루베리는 관목 식물인데 원줄기와 가지의 구분이 없다 비유를 한다면 나무의 일원적, 중심 체제가 아니라 다원적이고 집단 체제 같은 구조다 뿌리에서 많은 줄기들이 나오는 블루베리는 하나의 주간이 아니라 여러 줄기들이 서로 경쟁하며 무리를 이룬다 여러 줄기들은 저마다 몇 해동안 왕성하게 자라고 열매를 맺다가 노쇠해지고 열매도 보잘 것 없어진다 그래서 세대 교체를 하는데 늙은 줄기를 제거하고 새로나온 줄기 중에 세력이 좋은 것은 키우는 것이다 전지를 할 때 나무의 중심부는 공간을 두어야 볕과 통풍이 잘 된다 그래서 중심부로 향하는 가지는 자르는 게 기본이다 세대 교체! 자연의 섭리는 엄중하고 단호하구나 모든 생명체를 관통하는 보편적인 원리로구나 여러 해 전 블루베.. 더보기
오함마 자루가 부러지고 나무를 심기 위해 두어 평 정도되는 콘크리트를 깨다가 뒷통수를 한 방 세게 맞았다 오함마 쇠뭉치가 부러진 자루에서 이탈해 내 머리통에 떨어진 것이다 머리가 띵하고 피가 났지만 병원에 갈만큼은 아니다 오함마의 위력은 쇠의 강도도 있지만 강력한 휘두름이 크게 작용한다 짧은 자루로는 큰 힘을 쓸 수가 없다 오함마의 아킬레스근은 쇠붙이에 끼어진 부분의 자루다 외부의 힘이 도구에 전달되며 발생하는 충격을 오롯이 견뎌야 한다 이런 것을 경험으로 잘 알지만 허술한 안전의식을 나무라는 경고의 꿀밤이다 자루야 미안하다 네가 부상을 당한 벌로 나도 뒷통수를 맞지 않았느냐 너를 고치려면 내일은 산으로 가야겠구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