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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코엑스몰에 가보고 싶은 촌뜨기

 

언제일지 모르지만 서울에 가면 삼성동 코엑스몰에 가보고 싶어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번화한 명품 매장이 즐비하고 고급 식당과 현대식 영화 감상까지 가능하다고 하니

촌뜨기의 수학여행으로는 아마 최고의 코스가 아닌가 싶어요.

그곳에 가서 명품을 구입하고 싶은 것은 아니고 그저 둘러보기 위한 것이랍니다.

찬란한 눈요기를 하다가 배가 고파지면 음식점에 가서 식사야 한 끼 할 수는 있지만요.

 

 

 


대도시는 매우 자극적이라 정신이 어리벙벙하겠지요?

눈과 귀를 자극하는 화려한 색상과 온갖 소음들과 끊임없는 움직임들이

마치 나를 환각상태에 몰아넣으려는 것처럼 여겨지네요


 

 

 

그곳에 가서 저는 파리의 아케이드를 기웃거리던 보들레르처럼 둘러볼 것입니다.

19세기의 파리라는 하나의 무대에서 산업자본주의가 펼치는 현란한 마술은

사람들을 환각으로 몰아넣기에 충분했지요.

<무시무시한 새로움! 모두가 눈요기> 라고 했던 것처럼

그곳에 가면 눈이 휘둥그레지고 정신을 잃을지도 모르지요.

 

 

 

그곳에 가서 벤야민이란 분이 주목했던 것처럼 현대식 몰의 화려함에 감추어진

산업 자본가들의 속셈을 엿보고 싶어요.

패션의 외양에 취하기보다는 패션에 길들여진 사람들을 유심히 보게 될 것입니다. 

저는 명품 매장에도 가보고 싶답니다.

돈이 많아 보이는 여성들이 부러운 시선을 받으며 매장에 들어서는 당당한 모습을 관찰하고 싶어지네요.

 

 

 

 

부르디외가 말했던 상류층의 <구별짓기> 현장을 목격하고 싶어지네요.

부를 과시하는 상류층의 허영심을 여과없이 바라보고 싶어지네요.

대도시를 둘러보면서 벤야민이 말했던 <백화점이 종교적 도취에 바쳐진 사원>이라는 말을 이해하게 될 것 같아요.

소비사회로서의 대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떻게 욕망을 충족 시키는지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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