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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강인한 산

강해지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산에 오른다.

좁고 험한 길을 돌고 돌아 끝없이 위로 뻗은 길이다.

오로지 강인한 심장과 튼튼한 다리, 의연한 기상을 가진

이들에게만 그 길을 허용하며 인내와 수고를 시험한다.


 


산은 강하고 남성적이다.

영겁을 버틴 인내와 강인함의 결정체가 바로 산이기 때문이다.

눈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 젖고 허물어지고 부서지는

침식을 견뎌낸 산이기 때문이다.

약하고 부드러운 것은 균열이 생기고 잘게 부서져 흙이 된다.


 


산은 굴복하지 않는다.

꼿꼿이 서서 제 허리를 낮추거나 무릎을 꺾지 않는다.

저 도도한 기상과 의연함으로 영겁에도 키를 낮추지 않는 걸 보면......

하천은 자신을 낮추고 누워 있지만 산은 그러는 법이 없다.


그래서 산은 양()이고 하천은 음()이다.

마치 산이 부성이라면 하천은 모성인 것이다.

그러나 큰 산은 부성과 모성을 모두 품는다.


 


그렇게도 강한 사이건만 영겁을 살아온 연륜으로 산은 주름이 깊다.

격정을 삭이고 누르며 켜켜이 쌓인 산의 절대 고독이 그 주름에 배어있다.

반석이 금이 가고 틈이 벌어지고 생채기가 나는 과정을 겪었기에

강해지려는 사람들이 산에 오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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