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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풀벌레와 마니꼴로


9월이 시작된다.

밤공기가 서늘해진 뜰을 거닌다.

풀벌레들의 영롱한 소리가 풀섶과 돌틈에서 배어나온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쉬지 않고 들려올 것이다.

 

저 가을의 악사들은

저마다 마니꼴로를 돌린다.

 

보일 듯 보이지 않고

끊어질 듯 이어지고

애절한 듯 희열에 찬

기악인 듯 성음인 듯

음악인 듯 기도인 듯

 

진리와 자비가

온 우주에 충만하라고

법은 끊이지 않는 것이라며

 

가을의 순례자들은

저마다 마니꼴로를 돌린다.

척박한 땅에 오체투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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