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국이 어렵사리 꽃을 피운다.
바닷가 백사장 한 켠 그 척박한 땅에
다소곳이 고개 숙인듯 피어나서
몇 포기를 이주 시켰더니
환경이 달라 악전고투를 한 후에
몇 년 만에 꽃을 피운 것이다.
잎에는 그런 흔적이 군데군데 남아있다.
새 땅에 적응하느라 약해진 몸에 병충해를 입었구나.
그런데도 몇 송이의 꽃을 피우기 위해
견디고 이겨낸 의지가 가상하구나.
얼마지 않아 내릴 서리도
네 강인한 의지를 꺾지 못할 것이다.
내년 봄에는 네 두툼한 잎에
진녹의 생기로 윤기가 흐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