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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당의 중국여행

서한당의 중국여행 기행문

 

홍콩 찍고 심천 건너 마카오까지

 

 

1월 8일 일요일

 

  정초부터 해외여행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니 감사한 마음이 앞선다.

12년째 동문수학하는 문인화 교실 회원들 10명(미정,명옥,정희,정현,옥진,호희,은애,영애,화자,향숙)이 모두 설레임과 호기심으로 소녀처럼 발랄하다.

 

 

1월 8일 일요일 새벽, 포항에서 김해 공항으로 오-라이. 비행기는 3시간 40분에 홍콩을 오는데 나는 50년이 훨씬 더 걸려서 도착하다니...... 하기야 평생 가도 못가는 이들이 있는데 이만하면 다행 아닌가?

 

홍콩에 도착하여 각자 여행용 가방을 찾았지만 가방을 착각하여 몇 개 남지 않는 수화물 가운데서 찾아 나오느라 시간이 걸린다.

“아하! 시골 노인티를 이렇게 내는구나.”

고소를 머금는다. 입국절차를 마치고 홍콩 첵랍콕 공항을 빠져 나왔다

 

 

초등 1학년 담임 같은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시내에 있는 낭만의 거리를 거닌다. 세계의 스타들이 손도장을 길바닥에 조각해 놓은 길을 걸으며 서방님한테 낭만적인 농담으로 메시지를 보낸다.

‘지금 낭만의 거리에서 이소룡을 만나고 있음’

그러나 왠지 조금 실망스럽다. 치졸하다고나 할까? 일반 관광객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기획된 이 나라 대중 문화의 수준에 내 눈을 맞추어가야지. 암 그렇고 말고.......

 

 

다음 코스로 출발 앞으로- 갓

우리 시장 같은 스테인 마켓에 도착한다. 다문화가 조화롭게 어울린 모자이크라고나 할까. 이런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 우리의 미래 사회를 상상해 본다.

주변에는 서양식 건물들이 해변에 위치해 있는데 어마 어마한 자산 가치가 있단다. 그리고 리펠스베이는 잘 꾸며진 공원이었다. 거대한 관음상과 중국인들의 복을 기원하는 갖가지 불상들을 보면서 치부에 목숨을 거는 한 단면을 엿본다.

그럼 돈이 좋은 것이여!

 

모든 조각에 새겨진 福이라는 글자와 문양, 돼지도 복을 상징하는 상징이다. 어디서 보았나? 왜 돼지냐 하면 돼지가 한자로 돈 (豚)이라서 그렇단다.

 

빅토리아 산정에 올라 피크드램 기차는 200년을 지배한 영국이 남겨둔 선물이란다. 역시 신사의 나라 영국이다. 식민지 통치 후의 일본 제국주의자들은 어떻게 했던가? 우리 민족의 얼과 슬기의 산물인 민족 문화를 말살하고 역사를 왜곡했던 슬픈 역사를 돌아본다.

광동어로 ‘헝컹’이라는 도시의 야경에 마음을 뺏긴다. 우리에게는 생소한 2층 버스로 바꿔타고 시티투어를 즐긴다. 세계 금융의 중심이라는 건물의 야경을 즐긴다.

금융 회사 건물에서 관광객들에게 여러 가지 볼거리를 제공하는데 그 중에서 레이저 불쇼와 폭죽의 불꽃에 모두들 도취한다.

 

야시장으로 이동을 하는 도중에 명옥씨가 탑승하지 않아 홍콩 미아가 될까 걱정을 했지만 곧 연락이 되어 안심을 한다. 여행 중에 이런 트러블도 지나면 여행의 재미다. 북경어로 시앙캉은 육포가 유명하단다. 짠순이들이 지갑을 풀어 선물용까지 샀지만 국내 반입이 되지 않아 아까워했다. 다양한 열대 과일을 사서 새로운 과일의 향기와 육즙을 즐긴다.

 

 

시식을 하고 숙소에 들어와서 2인1조로 룸메이트가 되고 오늘의 피로를 눕힌다.

습한 이곳의 기후로 인해 난방이 전혀 되지 않는 호텔의 잠은 고생이다.

룸메인 영애 언니를 보면서 또 배운다. 남을 배려하면서 베풀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 동생처럼 툭 농담도 던지고 투덜거려도 좋으련만...... 나를 늘 공대하는 태도라니....... 천성은 못 버리는 법이라니까.

 

 

 

1월 9일 월요일

 

  호텔 조식을 마치고 황대선(윙타이신) 도교 사원에 들어간다. 산통을 들고 흔들면서 산가지를 1개 뽑아서 적혀 있는 숫자에 맞게 점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시간이 부족하여 아쉬움을 남지만.........

 

침사츄이 시내관광지는 보석상, 찻집, 엘리자에서 쇼핑을 하지만 나는 이런 즉흥식쇼핑에 관심이 별로 없는 편이다. 견물생심이라고 구입해 놓고 보면 나중에는 잘 쓰이지도 않고 버리기도 아깝고......

 

 

 우리는 다시 중국 남쪽 본토인 심천으로 간다. 기차로 40분 거리다. 중국 대륙의 관광명소 축소판이라고 불리는 소인국에 들어선다. 중국 소수 민족의 다양한 생활모습을 볼 수 있지만 자동차로 할 수 밖에 없으니 아쉽다. 한민족의 모습도 보인다.

우리 민족의 원형을 대한민국보다 더 잘 보존하고 있는 우리 민족의 본 모습이다.

 

 

 다음은 민속 공연 구경이다. 원래 여행이란 우리와 다른 지역, 다른 사람들, 다른 문화와의 만남이다. 한 개별 문화에는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집약된 그 사람들의 지혜와 노력의 총체가 아니던가? 저녁 식사는 현지식이다. 2부 실외 민속 페레이드쇼를 보면서 웅장한 규모에 압도된다. 이것이 중국 대륙의 역사이구나! 거대한 힘이 강렬한 태풍처럼 다가온다. 

 다양하고 화려한 공연을 관람하고 나니 몹시 추웠다. 이럴 때는 벌겋게 달아오른 난롯가에 고구마를 구우면서 서로의 볼에 홍조를 띠면 좋으련만.......

 

호텔에서 발 맛사지로 피로를 풀 수 있겠지 생각했지만 역시 실망스러웠다

추워 웅크리고 잘 수 밖에 없으니...... 아이고 내 팔자야. 홈 스위트 홈이 그립구나.

 

 

 

1월 10일 화요일

 

 (호희씨 지갑 미정이 방에 있음)

 

 

 선박 페리는 1시간 동안 우리를 제 배에 태우고 마카오로 간다. 이번 관광지 세 도시 중에서 제일 깨끗하고 중세의 고딕풍 건물이 예쁜 도시다. 포르투칼이 마카오를 반환하면서 선물한 거대하고 성모마리아를 닮은 관음상이 보인다. 번지 점프로 유명한 탑도 보인다. 일정이 바쁜 탓에 버스에서 눈요기만 한다. 바쁘다 바빠.

 

 

 세나도 광장과 이탈리아 선교사가 설계한 세인트폴 성당에 도착하여 보니 화재로 소실된 건물과 조각상이 보인다. 정면에 성모마리아상의 머리에 살아있는 비둘기가 늘 앉아 관광객들에게 신비감을 준다. 비둘기에게머리를 내 주다니 자애롭기도 하지. 얼른 성호를 긋는다. 뒷편 지하 박물관을 둘려본다. 김대건 신부가 성바오르 성당에서 15세에 건너와서 공부하고 신부가 된 이곳이 천주교 신자인 나에게는 성지이다. 나는 소중한 성지 순례를 하는 것이다. 이 멀고 험한 이역만리 낯설고 외로운 곳에서 오로지 천주를 향한 일념만으로 버텼을 그의 고난의 오죽했으랴! 신부가 되어 순교하기까지의 한 성직자의 파노라마 같은 삶에 아픔과 감동으로 젖어가는 내 마음이여!

 

 

 번화한 상가 옛 시청 건물, 자선 구호 단체 건물과 함께 관광객들에게 개방된 성당조차 관광 상품으로 전락한 성당으로 간다. 아쉽게도 성당이 풍기는 신성한 분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중국의 화려한 색채로 그려진 벽화와 마리아상의 화려한 이미지가 마카오풍의 특징이란 느낌을 가진다.

 

 

 다음은 베네시안 리조트다. 영화에서만 보던 카지노. ‘도박은 나쁘다’는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나에게는 놀랍고 이질감이 드는 곳이다. 호텔 3000개의 객실이 빈 방이 없다니........ 인간의 욕망을 -채워지지 않을, 채우기 위해서 찾아오는 군상들이라니...... 건물 안의 수많은 유혹의 손길들, 명품들, 그리고 석양의 구름하늘을 연출하여 유혹하기 위한 모습, 유럽풍의 실내 뱃놀이 등 이탈리아 베니스를 축소했다고 한다.

 

 

 저녁 식사 후 호텔카지노에서 홍콩달라 20불(3,000원)을 탕진하는 게임을 한다. 숙소에서 야한 라이브쇼를 보지 못하고 와이담으로 한 시간 넘게 웃고 즐긴다.

 

 

 

1월 11일 수요일

 

 페리는 다시 임신을 한다. 자기 배에다 우리를 태웠으니까. 하하 김삿갓이 그 옛날에 비슷하게 써먹은 개그다. 홍콩으로 이동하여 13시 10분 대한항공편으로 김해에 도착한다. 포항 이동에서 불낙지로 저녁 식사를 하고는 그간의 여행을 정리할 겨를도 없이 아쉬운 마음으로 헤어진다.

 

이번 여행을 오래 마음에 담아두기 위해 기행문을 써 본다. 본전 빼는 방법 아닌가? 이런 소중한 경험들을 반추하는 먼 후일들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