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린다
눈은 소리없는 마법의 스프레이다
마법은 변화와 변신의 의식이다
눈이 세상을 덮는다
나무의 정수리에 백설모자를 씌우고
지붕에 백색 카펫을 씌우고
대지를 마법의 무대로 치장한다
저 마법사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사람을 변화 시키는 것이다
온갖 세상 일에 골몰하여 잔뜩 찌푸린 미간을 펴는 일이다
세상에 처음 태어난 갓난 아기의 초심을 회복케 하는 일이다
그리하여 완고해진 마음의 문을 열면
온 세상이 기쁨과 행복이란 것을 스스로 깨닫게 하려는 것이다
온 누리에 내리는 눈을 오래도록 바라보고 있느라면
눈발이 춤을 추며
소리없는 기도 소리가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