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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스즈키컵과 민족주의


월드컵에 비하면 스즈키컵은 동남아라는 약소국들의 동네 축구라고 폄하할 수도 있다

그러나 민족주의(Nationalism)라는 관점에서 보면 축구 강대국이 월드컵에서 우승하는 것보다

베트남 자국인들에게 더 큰 기쁨과 성취감을 맛보게 한 것이다

 

기쁨에 겨운 사람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환호하는 그 이면에는

민족주의가 끈끈하게 흐르고 넘쳐나는 것이다

세계사의 변방에서 지긋지긋한 전쟁을 치르며 정치적 분열로 자유와 인권의 사각 지대에서

그리고 경제적 궁핍으로 가난을 면치 못했던 나라, 베트남이다

 


낙후된 나라의 운명적 패배 의식과 체념을 극복하고

하나의 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하게 해 주는 계기로서 스포츠만한 마법이 있을까 싶다

민족의식을 일깨우는 휘발유라면 지니친 표현일까?


국가의 지도자라면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

베트남 총리는 스타디움 일반석에 앉아서 승리의 순간마다 권위와 격식을 떠나

옆자리의 관중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환호성을 지르다가

경기장에 내려와 한국인 감독과 선수들과 격정적인 포용을 한다

이국의 관중인 우리의 눈시울을 적시며 감동을 주는 장면이다

 


민족주의를 확산하는데 군대,문화,교육,언론의 역할은 매우 크다

스포츠는 다른 나라와의 경쟁을 통해 자국의 존재감을 펼치며

하나의 공동체라는 동질집단 의식을 형성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그 과정의 시간과 장소가 매우 구체성을 띠고 있으며

결과도 승패라는 단순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폭발성을 띤다


휘발유처럼 폭발하는 민죽주의의 불꽃들!

 


민족주의가 국민국가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재생산으로 지속적인 발전이 필요하다

국가 단위의 경제계획과 발전으로 나가기 위해 공동체의 내적 통합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인이다

이제 베트남이 긍정적 자신감을 바탕으로 단합의 계기를 마련하여 경제가 비약적 발전하기를 바란다


베트남의 역동성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들의 성공을 축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