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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벚나무

 

 

 

어린 딸을 포옹하려고 벌린 양팔이나

춘삼월 꽃몽우리를  매단 벚나무의 수많은 가지들이나

소원하는 바가 같은 것임은 자명한 이치다

 

자기 확장성!

사랑은 자기 안에 머무르지 않기에

타자나 외부에게로 내미는 손길이다

 

촉촉히 물 오른 벚나무 잔가지마다 숱한 곷망울들을 달고 있다

겨우내 빈한의 움막에서 사순절 기도의 응답이기에 환희의 신비들을 묵주알처럼 주렁주렁 매달고 있다

 

묵은 가지라 해도 매단 건 아직 한 번도 세상을 바라본 적이 없는

새 움이다

갓난 토끼처럼 양 눈망울이 한껏 부풀어 있다

 

한 번도 내딛은 적 없는 천상의 신천지를 향해 우러르고 있다

사랑의 열병이 종기처럼 분출한

꽃송이들을 피워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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