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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초록의 카드섹션

 

앞산이 온통 초록색이다

이 산은 지금 카드섹션 중이다

산등성이에 선 소나무는 검은 빛이 배인 짙은 진초록 카드를 들고 서 있다

진초록은 카드 교체 횟수가 많지만 그렇다고 한결 같은 카드는 아니다

바람이 불 때는 카드를 흔들거나 겨울철에 눈이 올 때는 하얀 카드로 바꾸기도 한다


 

골짜기에는 연두색 카드를 들고 선 잎둥근 나무들이다

참나무며 노각나무며 산죽들이 파스텔로 그린듯한 연초록 카드를 들고 생기 발랄하다

모두가 초록이지만 유심히 보면 저마다 다르다

초록은 동색이라는 속담이 늘 옳은 것은 아니다

초록도 수없이 나누어진다

다만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초록은 단지 몇 개 밖에 없음이 아쉽다

 


초록이라고 한 가지는 아니다

동일한 나무라고 해도 묵은 가지에서 며칠이라도 일찍 돋은 잎과 새 가지에서 갓 돋은 잎의 색은 차이가 있다

새 잎이라도 수종에 따라 초록색은 당연히 다를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초록을 다양하게 변화 시키는 것은 햇빛과 구름이라는 조명등이다

태양은 일정한 각도로 이동하고 구름은 태양이란 조명기구 렌즈에 부착하는 셀로판지다

간간히 내리는 비와 눈도 초록을 여러 갈래로 변화 시킨다

 


초록이 나날이 짙어간다

물을 섞은 초록 물감이 햇볕에 증발되어 옅은 색이 진해진다

옅음은 가볍고 밝고 산뜻하다

4월의 카드섹션을 감상하는 내 육안의 한계를 인정하기에 심안으로 사유하는 것이다

고요한 마음으로 그윽한 심미감으로 이 멋진 자연의 색과 빛의 카드섹션을 감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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