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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명화 감상-푸생의 대홍수

 

화면 전반에는 진한 청회색의 색조로 음울한 하고 절망적인 위기의 상황이다

귓청을 찢을 것 같은 뇌성이 하늘의 심판인 듯 사람들은 살아 남으려고 처절하게 몸부림 친다

구원에의 몸부림으로 긴박하다

 

이 그림은 니골라 푸생의 [겨울 대홍수, 1661-64] 작품이다

누구나 짐작하겠지만 노아의 방주를 주제로 한다

 

신이 자신의 피조물이 타락하자 대홍수를 통해 쓸어버리고

오로지 노아와 일부 생명들만을 구원한다는

창세기 6장의 내용이다

 


나는 이 그림을 내 관점으로 읽으려고 한다

인간의 삶은 뜻하는대로 펼쳐지지 않는다 누가 행복하고 기쁘게 살아간다고 할 때

일정한 시점의 그것일 뿐이지 삶에 영속적으로 일관되는 것이 아니다

 

욕망은 무한하지만 자원은 한정되고 현실은 각박하고 고달프다

더불어 사는 사람들과의 끊임없는 불화와 삶을 유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에서

성공보다는 실패하는 일이 잦다

행복은 늘 무지개처럼 잡힐듯 잡히지 않고

불행과 좌절의 슬픔으로 얼룩지는 삶이다

우리는 숱한 실패와 불행이 나만의 것이라고 여길 때 그 고통은 배가된다

그러나 유적 인간이 겪어야 하는, 인간이라면 그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누구에게나 불행은 피할 수 없다는, 공통된 운명이라고 여길 때

한층 위안이 되고 회복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 그림은 아득한 예전의 가상적인 상황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삶의 현재적 상황이라고 볼 때 생생한 생동감을 준다

삶은 파도치는 바다처럼 출렁인다 암초가 있어 파선의 위험이 뒤따른다

 그림 속의 여러 사람이 겪는 위기 상황은

삶의 다양한 조건 속에서 내가 겪어야 하는 나의 분신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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