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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벗,지인과 함께)

외현 장세훈 선생의 3월 - 선인장 소견

 

3월의 달력에 오를만한 문인화의 소재는 매화나 벚꽃이 우선적으로 떠오른다

이른 봄에 피는 꽃으로 개나리, 산수유, 생강나무나 제비꽃도 좋을텐데

선인장을 그린 것은 의외이기도 하다

 

선인장의 한자어가 재미있다

신선의 손바닥이라니......

이미지와 의미가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 연상이라 고개가 갸우뚱거린다

 

아마 백년초라 불리는 걸로 봐서 장수하는 식물이라

신선의 이미지를 차용한 것인지....... 

열사의 땅에서 견디기 위해 잎이 가시로 변한

강인한 생명력에 대한 극진한 찬사인지......

 

외현선생은 일반적인 봄의 이미지와 달리 선인장이라는 의외의 식물로 봄 인사를 나눈다

작가는 범상치 않은 소재 선택으로

자신의 가치관을 드러내며 형극에 비유하며 은근한 삶의 고백을 하는 것이리라

 

선인장을 별로 선호하지 않는 나는 아직 한 번도 선인장을 길러본 적이 없다

그렇지만 작가는 꽃의 화려한 외양이나 매혹적인 향기보다는

식물의 생장 조건과 관련된 2차적 속성을 근본적으로 여기는 것이리라

작가는 자신을 황량하고 뜨거운 사막에서 자라는 선인장처럼

현실을 초극하는 초인의 이상을 동경하며 그런 삶을 살려는 것인가 보다

 

그런 추리를 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빙그레 웃음이 나온다

그의 강한 개성과 외고집, 불굴의 투지가 가끔 가시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의 예술세계는 스승에게 사사한 적이 없다는 것만 해도 그렇다

시류에 영합하고 쉽게 타협하기보다 자신의 길을 스스로 찾아가는

강인한 의지와 개척적인 자세가 사막의 선인장과 닮아있다

 

하하

외현선생은 그런 자신을 속살이 부드럽다며 너스레를 떤다

맞아 맞아 고개를 끄덕끄덕할 사람이 나 말고도 많다

음성의 신축 자택을 다녀간 방문객의 숫자만 보아도 그렇거니와

그 분의 격의 없는 친근함을 잘 아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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