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영화에서 본 한 장면을 떠올린다
사고를 친 아들의 아버지가 피해자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를 하는 장면이다
사고뭉치 아들이 충격과 함께 감화를 받는다
마치 절대적 권위의 상징처럼 바라본 아버지의 참담한 모습에서
진정한 존경심과 자책감이 생겨난 것이다
우리의 대통령에게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 환상일까?
수없는 갈등과 권력투쟁의 현실을 몰라서가 아니다
그랬다가는 정권을 잃을 것이라는 비아냥도 있을 것이다
대통령의 큰 대자는 큰 그릇이 되라는 것이다
큰 그릇이 되어 그런 갈등과 혼란을 포용하며 국가의 구심점이 되기를 바라는 순진한 열망 때문이다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을 포용하고 한 정파의 수장이 아닌 나라의 어른이자 지도자를 원하기 때문이다
잘 한 일에는 겸손으로 잘못하는 일이 있으면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는 그런 지도자 없을까?
국가의 통합을 위해서라면 인간적 모멸감이라도 감수하며
특히 대척점에 있는 사람이나 정파를 껴안고
국가의 원대한 목표를 성취해 나가는 큰 지도자 없을까?
아무 탈없이 권좌에서 내려와 평범한 시민이 되어 하이 파이브하는 그런 지도자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