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어수선한 화단을 정리한다
꽃을 피우고 스러진 희멀건 꽃대며 숱하게 떨어져 쌓인 낙엽들을 빗질하듯 손으로 긁어내는 일이다
어수선한대로 방치해도 저절로 꽃대며 낙엽들이 새 잎의 틈새에서 부서지고 썩으며 제 본 모습을 유지해 갈 것이지만......
일일이 손으로 긁어내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것은 아직은 지인의 대범한 경지에 이르지 못한 까닭이다
화단을 말쑥하게 빗질하고 새 움이 솟아나는 모습을 바라보는 이른 봄의 즐거움이 작지 않기 때문이다
매년 되풀이하는 자연인의 봄맞이 행사인 셈이다
휴우!
낙엽더미에 눌린 옥잠화 어린 순이 갑갑했던 숨을 토해낸다
새벽녘의 어린 아들 고추처럼 정수리에 기운이 모여 탱탱하다
이제 화단은 여러 풀들의 무대요 향연장이 될 것이다 저마다 지닌 고유한 본성을 실현할 것이며 객석의 관객을 기쁨으로 인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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