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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돌담


오랜 비바람에 푸석푸석 삭고
정처없이 구르다 깨져
아무짝에도 쓸모없어 막돌이라 불리지만
그래도 체면치레는 해야 한다며

깍지를 끼고 맞잡고 괴고 끼우며
매끈한 낯을 드러내고
괄시받지 말자며
동병상련의 설움을 토로하다

이 인연 오래 오래 변치 말자며
뺨을 맞대고 가슴이 으스러지도록
껴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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