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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밭을 적시며

올해도 미생물을 배양해서 밭에 듬뿍 뿌린다
뒷산의 부엽토 두어 줌과 삶은 감자 두세 개, 소금 한 줌만으로 배양이 된다
가장 자연적 농법이며 차후로도 많은 연구가 따라야 할 분야라고 한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미생물에 대한 인간의 지식이 초보 수준에 있다는 것이다

배양된 미생물에 무슨 균이 얼마나 있는지 정확한 정보가 없다
다만 농작물에 유익한 균이 무수히 많다는 원시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희석한 미생물균을 밭에 젖도록 듬뿍 뿌리는 일이 재미있고 즐겁다
상상력이 발동하여 행위의 동기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미세균들이여
너무나 미소한 존재에 아직 이름조차 갖지 못한 미물에 불과하지만 신통한 마법을 가졌으니 요정이 아니랴!
흙의 멍울진 틈을 파고들어 단단히 뭉친 가슴을 부드럽게 맛사지 하렴
위대한 침투의 전사들이여!
바짝 눌려 한숨조차 내쉬지 못한 사연을 토닥이며 새 숨을 불어 넣으렴
흙의 숨구멍을 열리게 하고 가슴이 뛰게 하렴
흙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며 건강한 산모가 되게 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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