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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밭을 개간하며

댓평 정도되는 묵힌 밭을 개간한다
단단한 땅은 어설픈 완력 앞에 쉽게 굴복하지 않는다
이곳은 돌이 많은 곳이라 온통 돌투성이에다가 칡까지 침범하고 있다
곡괭이로 힘껏 땅을 내리치며 근력을 발휘하며 기합소리를 내기도 한다

노동을 하면 사유가 뒤따르는 값진 경험을 하게 된다
특히 자연과 직접 대면하는 농사를 기계에 의존하지 않고 육체 노동을 할 때 명상의 치유와 진실한 마음이 솟아나온다

황무지는 사람의 손길로 다듬어지지 않아 농작물을 품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누적된 세월의 풍우에 가슴이 눌려 납덩이처럼 굳고 차돌처럼 단단하다
땅을 헤집어 기존의 상태를 바꾸어야 땅은 산모가 될 수 있다

땅을 뒤엎어 기존의 구조를 혁신함으로써 땅은 위대한 생산자가 되는 것이다
단단해진 흙덩어리를 뒤집어 깨뜨린다

이봐! 서로 맞잡은 손을 놓으라고
그렇게 아무런 변화없이 상호 유착하면 산생이 힘들어지지
다른 것들과 뒤섞여야 생명을 잉태하는 산모가 될 것이야
햇볕을 품은 흙이 지하로 묻히고 지하에서 창백한 안색의 흙이 겉으로 나와 햇볕에 그을리고 이질적인 것들을 받아들여야 싱싱한 힘으로 생명을 품을 수 있네
흙은 유연하고 부드럽고 융통성이 있어야 산모가 되는 것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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