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방어를 위한 것인지 수많은 잔가시로 무장한 채 외딴 황무지나 돌벼랑에서 살아가는 꽃나무다
내가 말을 걸어본다
붉은 상의가 접혀지고 찢긴 걸 보니 녹록치 않은 현실에 많은 상처를 받았나보구나
사랑하는 이에게서 멸시 받거나 잊혀지는 상처는 더욱 아픈 법이지
오늘따라 바람마저 곱지 못하니 저러다 애써서 피운 꽃잎이 떨어질라 안타깝구나
주택 진입로 한 켠 행랑채에 들여놓고 뜨겁지는 않아도 그럭저럭 십년 이상을 담담한 이웃처럼 정을 주며 소통하였구나
그러나 자꾸만 불어나는 덤불의 부담스러워 전정을 당하니 미안스럽기 그지 없구나
이렇게 왜소한 체구에도 이 좋은 봄날 가장 호시절에 방긋 웃음처럼 꽃을 피우는구나
아아! 바람아 조금이라도 멈추어 주러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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