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원생활의 즐거움

추명국은 피어나고



3년 전 우리 뜰로 이사를 온 ㅅㅜ멍국이 만개하며 뜰 한 켠이 그윽하고 향기롭다

신구약 성서를 모두 열 일곱 번 필사하셨다는 가톨릭 신자 한 분의 뜰에서 옮겨온 꽃이다
연로하신 터라 애지중지 하던 것들을 이웃에 나누어 주시던 분의 선물인 셈이다
장부님께서 하직하시고 외로음을 견디시다 자식들의 권유로 거주하던 집을 떠나 실버타운에 의탁하며 말년을 보내신다

추명국이 돌담 아래 척박한 땅에서도 어찌나 꿋꿋하게 기운을 내는지 대견스러웠는데 화사한 꽃을 피운다
꽃대를 쭈욱 올려서 꽃망울이 맺히고 잎이 벌어지며 만개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내가 그윽해진다

'전원생활의 즐거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옥수수 말리는 날  (0) 2021.08.26
쇠락해가는 여름의 뜰에서  (0) 2021.08.22
잔디를 깎으며  (0) 2021.07.29
토란밭에서  (0) 2021.07.21
수목을 정지하며  (0) 2021.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