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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문그로우를 심으며

문그로우를 심는다
어린 묘목 30그루다
주택 뒷쪽에 철망 펜스를 둘렀지만 생울타리로 이 나무를 선택한 것이다
은청색으로 은은한 달빛을 띤다고 붙여진 것이다
농원에서 성목이 된 나무는 비용도 많이 들고 수송하기도 쉽지 않지만 어린 나무를 심고 자라는 과정에서 손길과 눈길을 주며 소통하고 동반하는 과정을 누리기 위해서다 좋은 자연 환경에서 잘 자라는 나무를 굳이 비싼 돈을 주고 조경하는 것은 사치에 가까운 것이다

네가 한 살 때 입양했지 키는 한 뼘, 가슴둘레는 나무 젓가락 굵기의 바싹 마른 체형이었지 택배 상자에 30포기가 실려왔을 때가 첫 만남이었지
네 태어난 곳은 충북농원인데 삽목으로 대량번식했지


나무를 심는 사람은 미래를 꿈꾸는 사람이다 지금은 보잘 것 없어 보이지만 3년 후, 5년 후, 10년 후에 나무의 수형과 수고를 떠올려 본다
심는 간격을 어른 걸음으로 하나로 하는데 나무들의 점점 자라며 이 간격이 차츰 줄어들 것이다

뒷뜰에 문 그로우가 원추형으로 자라며 뒷 뜰을 포근하게 감싸안을 것이다
내 키보다 훨씬 높은 문그로우를 그윽하게 바라보며 부푼 마음으로 나무를 심던 이 즈음을 그리워 할 것이다
이 보금자리에서 내가 떠난 이후에도 이 나무 울타리는 여전히 은청색의 부드러움으로 그 자리에 꿋꿋이 서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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