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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그 사람 어때?

그 K라는 사람 어때?
친구 하나가 나에게 물어본다 묻는 친구의 의도는 뻔하다 그 사람을 선악이라는 양극의 어느 쪽이냐는 것이다 한 마디로 도식화하면 OX 퀴즈식으로 말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한 사람이 지니고 있는 다양체로서의 측면을 간과하고 획일화하여 둘로 나누고 규정해 버리는 식으로 사유하는 오래된, 낡은 방식이다
이런 이원론적, 이분법적 사고 방식을 들뢰즈는 <이항대립>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하며 이항대립을 해체하라고 권유한다
<모든 죽은 세대의 전통이 산 자의 머리 위를 짓누르고 있다>라는 들뢰즈의 말은 이항대립의 오랜 전통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니체는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이런 귀절이 있다
선과 악이라는 망상의 수레 바퀴가 점성가와 예언자 주위를 돌고 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별과 미래에 대해 망상만 있을 뿐 알려진 것은 없다
이 말은 선규정의 오류를 예리하게 지적하고 있다
형이상학적 이원론에 대한 경고라고 할 수 있다


친구의 물음에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으응  나는 점을 치는 사람도 아닐세 그리고 예언가처럼 미래를 꿰뚫어 보는 능력도 없다네 경험해 보지도 않고 이러쿵저러쿵 먼저 선악으로 규정할 수가 없다네 자네의 의도에 부합하지 않는 대답이라 미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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