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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눈이 내리고

창 밖에 내리는 눈이 수직으로 줄을 긋듯이 낙하한다
강하하면서 제 몸을 불려 육중한 몸이라 나부낄 여유가 없다
수많은 눈송이들이 내리면서 고요하고 평화롭다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면서도 경쟁하거나 다투지 않고 때로는 합쳐지고 분리되며 무위의 법에 따른다
나뭇가지 움막을 열 준비를 하던 움들이 아직은 때가 아니라며 주춤할 것이다

3월의 딱 중간인데 무슨 눈이람^^^
불순한 일기를 느닷없는 일로 불평하는 사람들은 규칙적인 일상성의 포로들이다
그저 하염없이 바라보는 사람들은 관조하기에 젖어든다
오늘 해야 할 일이 정해진 생산의 강박으로는 눈의 축제로 전환하지 못한다
그런 까닭으로 눈의 축제는 개와 어린이의 몫이다
놀이에 빠진 어린이는 아무런 목적도 없이 놀이 그 자체를 즐긴다

오늘은 늘 하던 루틴에서 벗어나 마치 축일인 것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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