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읍내 5일장에 가서 여러 모종들을 사온다
아무 때나 할 수 있는 돌발적, 충동적인 행동이 아니다
농부는 다 계획이 있다
그 계획은 집단의 누적된 경험에 따른 역사성과 총체성에 근거하고 있다
한참 전 부터 모종들을 심을 일자와 구역의 배치를 계획하고 있다 연중 가장 중요한 밭 농사의 축제다 빈 밭에 초대하는 작물들이다
어떤 종은 가장자리에, 어떤 종은 반음지에.......차지할 면적, 서로의 간격까지 고려하며 정성을 다한다
모종들은 아직 피어나지 않은 가능태다 아직은 어리고 미숙하지만 적절한 조건에서 가능성이 실현될 것이다
작은 좁은 포트 안에서 웅크리고 있는 연약한 뿌리들이 눈을 말똥말똥 뜨고는 저를 데려갈 사람의 손길을 기다린다
주인으로 따르고 섬기는 것이 아니라 제 본성을 따르며 부양해 줄 보호자를 기다린다
나중에는 엄청난 보상이나 댓가를 제공할 것이다 단순히 먹거리를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일의 즐거움을 체험하게 하고 사유하게 하고 건강한 일상이 되게 하며 존재적 삶을 심화 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