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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생채기 하나의 가르침

손에 난 선명한 생채기 하나
삶은 타자와의 교전이라는 진실을 일깨운다
어제 초피나무를 캐서 옮기는 일에서 발생한 가벼운 부상이지만
타자의 입장으로 보면 명백한 저항이고 투쟁이다
제 유일한 무기인 가시를 몸에 촘촘히 박아 생존을  수호한 처절한 방어였던 것이다

주택 주변에 초피, 엄나무, 장미, 엉겅퀴, 오가피와 같은 가시를 장착한 풀과 나무들이 있다
가시와 같은 방어 수단만이 아니라. 독을 지닌 식물들도 적지 않고 변신으로 종을 보호하는 것도 있다
자연상태는 생존과 죽음이 맞닿아 있음을 알 수 있다
자연이 늘 평화롭고 아름답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것보다 근원적인 것은 살려고 하는 의지로 충만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의지를 가진 자연물에는 가치의 등급이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 역시 예외적인 존재일 수 없다

생채기 하나가 남기는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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