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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꽃이 지는 뜰에서

 

 

오늘은 비가 갠 뜰에서 지는 꽃잎들을 손으로 쓸어 내고

뜨거웠던 가지를 정리한다.

 

뜰에  무릎을 꿇은 채 엎드리고,

고개를 숙이며 마음을 모으다 보니

마치 부처님 앞에 절을  올린다는 생각을 한다.

뜰에서 작은 깨우침을 얻는다.

 

공에서 왔으니 공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성철 스님이 자신을 배알하러 오는 이들에게

천배를 요구한 뜻을 알 것 같아 빙그레 미소를 짓는다) 

 

 

5월의 한 시절을 풍미했던 영산홍

이제 그 화려한 꽃을 떨구고

치열했던 숨을 고르며

편안하게 대지에 눕는다

 

피어나는 꽃은 화려하지만

지는 꽃은 장엄하다.

 

꽃은 지는 때를 안다.

꽃의 영화도 미련 없이 내려 놓으며

다음 생으로 이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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