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꽃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의 다소곳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나도 덩달아 설레임을 어찌하랴.
지난 봄 우림과 함께 월성 내계에
함박꽃 나무 한 그루를 산채하러 갔었다.
봄에는 아직 잎이 없어서
줄기를 보고 조심스레 옮겨 심었는데....
예쁜 여인을 보쌈하듯 해 왔으니
보살피는 그 정성이 오죽 했으리오.
이를 어쩌랴.
오월에 새 잎이 나오는데
매끈함 광택도 없고
나뭇잎이 갈라져서 나오는게
함박꽃나무가 아니었다.
(나중에야 알게 되었으니
노나무, 별명으로 개오동나무였다.)
그런 아쉬움을 남긴 채
한 두달이 지나고
냇가에서 오랫만에 스노클링을 한다.
깊은 물에서 잠수를 한 후
바닥을 박차고 올라 수면 위로 솟구치며
돌고래처럼 물을 뿜어내며 숨을 들이키는데....
나를 놀래주기 위해 살금살금 접근했는지
몇발치 앞에서 방긋 웃는 함박 웃음을 터뜨리는....
꽃 한 송이
함박꽃이다 .
이 짜릿한 희열이란.......
한 순간의 벅차 오르는 환희.....
오래 잊지 못할 것이다.
한 순간의 인상이나 감정은
스쳐 지나가는 구름처럼, 꿈과 같은 것이지만
순간을 포착하여 영원으로 승화 시킨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함박꽃 한 송이와의 우연한 만남이 있어서
오늘은 더욱 기쁘고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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