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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고요함의 지혜

 

바람이여!

뎅그렁 뎅그렁 風磬(풍경)의 발자국 소리 멈추고 쉬어 가기를

잔가지에 매달린 여린 잎들의 숨소리 잔잔해지도록

이 뜰에 충만한 평화가 방해받지 않도록

 

 

 

나무는 고요해지기 위해 

발없는 나무가 되어

땅으로 뿌리 내리며 하늘로 손을 내밀어

晝夜長川(주야장천) 기도를 하고 있는 것인지......

 

 

 

꽃들은 고요해지기 위해
화려한 영화를 피워올리고도
누구도 꽃잎 여닫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밤하늘 별들은 고요해지기 위해
그 오랜 세월동안 묵묵히
태초의 침묵을 유지하는 것인지......
 
 
 
이 뜰에서 나무와 꽃과 더불어 소요하며
내 마음 한층 고요해진다.
말없는 위대한 자연의 스승이여!
 
 
고요해지니 이제 내가 나무가 되고 꽃이 되니
우리는 서로가 하나인 것을.....
충만해 오는 참 평화로다.
 
 
고요함은 만물의 근원이로다.
진정한 지혜는 고요함에서 나오는 것이려니
고요함으로 들어가야 하리라.
  
 
 
 
 
 
 
 
 
 
 
나무를 보라. 꽃과 풀을 보라.
당신의 맑은 마음을 그 위에 살며시 올려놓아라.

나무는 얼마나 고요한가.
꽃은 얼마나 생명 속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가.
자연에서 고요함을 배우라.


나무를 바라보며 그 안의 고요함을 인식할 때
나도 고요해진다.
나는 깊은 차원으로 나무와 연결된다.
고요함 속에서 그리고 고요함을 통해서 인식한
모든 것과 나는 하나가 되었음을 느낀다.
그렇게 세상만물과 내가
하나임을 느끼는 것이 참사랑이다.


지금 이 순간이 어떤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든
있는 그대로 깊이 수용할 때마다 나는 고요해진다.
나는 평화로워진다.

고요한 순간을 주목하라.
하나의 생각이 가고 또 하나의 생각이 아직
다가오기 전의 고요한 순간,
대화 중 생겨나는 짧고 고요한 공백,
피아노나 플루트 연주곡을 들으면서 음과 음사이에
존재하는 고요한 순간,
그리고 들숨과 날숨
사이에 존재하는 고요한 순간을 주시하라.


진정한 지혜는 고요함 속에서 나온다.
그러므로 창의력을 개발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고요함 속으로 들어가라.

고요함이란 다만 소음이 없는 것,
안에 내용물이 없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고요함은 지혜이며
모든 형상이 태어나는 근원적 의식이다.
고요함은 

은하계의 뭇 별과 온갖 풀잎들의 실체이다.
이 세상 모든 꽃들과 모든 나무들과
모든 새들과 모든 형상을 가진 것들의 실체이다.

이 세상에서 형상을 여윈 유일한 존재가 고요함이다.
하지만 고요함은 물질이 아니며
이 세상에서 나온 것도 아니다.

지금 나는 고요함 속에
머무르는 나무와 인간을 보고 있다.

그렇다면 지혜란 무엇이며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당신이 모든 것을 멈추고 고요해질 때
지혜가 바로 거기 있다.

- 글 / 에크하르트 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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