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에 꽂힌 서적들을 폐기하는 일이 유일한 연말의 이벤트가 된다.
서가의 1/3에 해당하는 350권의 책들이 쓰레기가 된다.
내년 이맘때면 서한당의 살림들이 합쳐지면서 또 많은 서적들이 폐기될 것이다.
책 한 권 한 권은 저마다 한 때 선택 받았던 인연으로 맺어진 책들이 아니었던가!
한 권마다 사연이 있고 감동이 있었던 책들이다.
노끈에 결박을 당하며 버려지는 책들의 표정은 아쉬움과 체념으로 일그러진다.
만화책이나 잡지류처럼 1회용으로 읽는 책들이라면 덜 아쉬울텐데......
가족들의 강한 지적 욕구의 증표(證票)요, 삶의 지혜로 인도하거나
미지의 세계에 대한 짓의 길잡이가 된 것들이기에 함부로 버리기는 쉽지 않았던 것이다.
‘텅 비어야 채워진다’는 역설을 내 모르는 바가 아니지만
역시 내 마음에도 소유에 대한 집착과 미련이 어찌 없었던 것일까?
스스로에 대한 연민을 가지기도 한다.
그러나 ‘도란 덜어내는데 있다.’고 한 성인의 지혜를 조금이라도 맛볼 수 있다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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