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시 무슨 연유가 있으려니 하고 산에 오른다.
천지간의 그 많은 봉우리며 산들이 발꿈치를 들어올려 정수리를 솟구치는 일이나
공중에 매달려 둥지를 튼 새들이 수직으로 비상하는 일이나
묵은 가지가 길이 되어 새 가지의 잎을 달아주고 손을 뻗게 하는 일이
그리고 나도 산꼭대기에 올라 능선이 되는 일이 잦은 것이
어쩌자는 것인가
지금 땅과 하늘을 가로 지르는 선 하나
가물가물 거리는 지평선
거기에 턱을 매달고 있는 산, 나무, 새소리와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