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어미의 행랑길이거나
황혼의 둥지로 가는 길이거나
골고타로 향하는 십자가의 길은
거의 외줄기 길이다.
그리고
가슴에 한을 묻어둔 이들과
간절한 염원을 품은 이들과
추억을 반추하는 이들도
거의 외줄기 길을 간다.
시골 처녀 댕기 머리처럼 수수한 길
새소리 청아한 풍광 좋은 길목에서
길손들은 남의 묻어 둔 사연을
그윽한 공감의 눈으로
따뜻한 가슴으로 듣는다.
그러나 외줄기 길에서는
기웃거리거나 쉬지 않는다.
단호하고 절박하게 길을 재촉한다.
한 때는
이런 저런 여러 갈래길
두루 다녀보았지만
끝내 외줄기 길을 가야 한다.
남은 길이 많지도 않지만
길이 끝나는 곳은
항상 외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