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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신풍령에서

 

 

 

구천동에서 뼈마디마다 오한이 드는 것은

산꼭대기에서 떨던 냉기들이 골짜기로 달음질쳐

연기 피오르는 마을을 향해오다

바늘처럼 내 겨드랑이를 파고들기 때문이다.

 

 

신풍령에서 발길을 돌리지 못하는 것은

눈 내린 비탈에 벌거벗은 낙엽송들이

꿋꿋이 서서 사람 떠난 빈자리를

말없이 바라보는 젖은 눈길 때문이다.

 

 

이 겨울은 아직 멀기만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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