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나무 낙엽 한 장이 부황 든 잔디밭 위에서 꼭두재비를 하고 있다.
미풍 한 점에도 버티지 못하고 팔랑개비처럼 돌아가고 마는
푸름을 잃은 창백한 낯빛은 허깨비일 뿐이다.
제가 존재해야 할 위치에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시신일 뿐이다.
생명의 축제 그 환희의 빛의 사각지대
푸른 피를 돌게하는 봄볕마저도 싸늘하게 외면해 버린
얼마 남지 않은 형체의 최후의 몸짓에서
겨우 바스락 거리는 신음이 흘러나오고
지난 청춘의 환영들이 기억에서 스러져 간다.
곧 닳고 부서질 것이다.
한 생애가 이제 전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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