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가 되었으므로
동토의 기나긴 겨울은 가고
꽃 피고 새 우는 봄날이로다.
천지간에 무르익는 만물 생장의 기운에
내 마음 한 켠에서 들려오는 밭갈이 노래
땅을 뒤엎는다.
위가 아래가 되고 아래가 위가 되게
눌린 것은 펴고 펴진 것은 눌리게
이제 자리를 바꾸어야 해!
낡은 것이 이제는 새 것이 되게
단단히 맺히고 뭉친 것은 고르게 펴야 해.
생장의 적군인 걸림돌은 추방해야 해.
이제 자리를 바꾸어야 해!
젖은 것은 말리고 마른 것은 젖어야 해.
어두운 것은 밝은 데로 밝은 것은 어두운 데로
이제 자리를 바꾸어야 해.
생명을 양육하는 대지는 어머니다.
사랑은 촉촉하고 부드러운 품이 되어야 해.
그것은 대상을 위해 자신의 자리를 내어주는 것
안일과 타성에 젖어서는 생명을 품을 수 없어.
경색된 자리에는 생명이 안길 수 없어.
혁명군의 도도한 기상으로 변혁해야 해.
바람이 통하고 볕이 스며들게!
암흑에 눌린 흙들이 허리를 펴며 한숨을 토해낸다.
그 음울하던 낯빛에 생기가 돌며 미소가 번져간다.
이제 땅은 임부처럼 배가 불러오고 젖비린내가 배어난다.
삽질하세. 삽질하세
햇볕에 닳아서 푸석해진 흙들에게는 휴식을
땅의 향내 촉촉한 흙들에게는 작업의 소명을
이 한 삽에 퍼 올리는 생명의 정기
이 한 삽에 퍼 올리는 이양과 교체
신천지를 일구는 우공이산의 노래를 흥얼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