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백석의 청개구리 그림 한점을 감상한다.
개구리가 올무에 걸리는 장면을 포착하고 있는데 90세 이후에 그린 그림이라니
다시 한번 우리를 놀라게 한다.
간결하면서도 힘있는 붓질, 구도의 독창성과 전하려는 메시지가 분명하다.
올무에 걸린 개구리의 미끈한 뒷다리에 눈길이 한참 머문다.
개구리를 사냥하는 것이 아니라 개구리의 생명에 대한애착과 배려가 드러난다.
이 그림을 보면서 개구리의 독백이란 주제로 사색을 하게 된다.
삶이 늘 안정적이고 화평하리라는 것은 한낱 소망일 뿐이다.
뜻하지 않은 불행과 고통, 올무와 함정들이 숱하게 따르는 법이다.
자신의 의지와 책임에 의한 것도 있지만 때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으니
인생은 묘한 것이다.
행복은 기쁨과 즐거움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 이면에는 슬픔과 괴로움이 항상 내재하는 것이다.
이런 양면성이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변화무쌍하게 조합되고 발현되는 것이
우리의 삶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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