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소슬 바람에 이리저리 뒤척이더니
새벽에 내린 찬비에 젖은 낙엽이다.
절집 마당처럼 비질하지 않아도 좋은 것은
미련 없이 모체에서 손을 놓은 달관도 배우려니와
볕에 바싹 마르는 모습을 보다가
이리저리 뒹구는 소리를 듣다가
바람 부는 대로 이리저리 몰려다니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깊어가는 만추의 끝자락은
이렇게 여위고 어수선한 것을......
어찌 낙엽만 그러하랴
비고 시린 내 마음도 그러한 것을....
뎅그렁 뎅그렁
처마 한 쪽에서 풍경이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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