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벽의 돌담에 붙어서
끝없이 힝행(橫行)하거나 상승하던 담쟁이의
그 푸르던 시절의 춤과 노래가 판화처럼 찍혀 있다.
푸름은 성장과 생명의 옷이었지
이제 담쟁이는 그 옷을 훌훌 벗고 나신이 된다.
못다 이룬 꿈은 이제 접어야 한다.
결단에 찬 치열함에 온 얼굴이 충혈이 된다.
담쟁이의 일생
그 막이 바뀌고 있다.
생동에서 정태(靜態)로의 변태
하말라야의 빙벽에서 마지막을 버티던 대원이
자일에서 손을 놓지 않듯이
저무는 서녘 창천의 들끓는 노을처럼
아우성이 물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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