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원생활의 즐거움

은륜의 서정(3)

자전거를 타고 달린다.

엉덩이 사이의 도톰한 살을 받치는 안장은 내 하중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두 다리와 심장으로 생산한 생체에너지를 페달링으로 동력을 얻어

어디론가 달리고 싶은 이 은륜은 내 일부가 된다.



햇살이 물레방아처럼 바퀴살을 따라 돌며 눈부시게 빛나고

제 틈 사이를 파고드는 나에게 바람은 저항하며 투정을 부린다.

가로의 풍경들이 발라드처럼 내게 다가와 속삭인다.

딱히 갈 곳이 있어서라기보다 달리고 싶은 충동만으로 자전거에 오른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꼭 무슨 목적이 있어야 하나?

꼭 어떤 계획대로 살아가야만 하는 하나?

마음이 닿는 대로 살아가는 것이지.

복잡한 세상, 온갖 시름을 떨쳐 버리고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는 것이면 충분해.

나는 내 삶의 한 복판을 질주하는 중이야.

아암.... 그렇지 그렇고말고




'전원생활의 즐거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외사촌네 정원만들기  (0) 2018.03.10
눈물을 머금은 눈  (0) 2018.03.09
눈 내리는 아침에  (0) 2018.02.23
박새  (0) 2018.01.24
고독한 날  (0) 2018.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