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고 달린다.
엉덩이 사이의 도톰한 살을 받치는 안장은 내 하중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두 다리와 심장으로 생산한 생체에너지를 페달링으로 동력을 얻어
어디론가 달리고 싶은 이 은륜은 내 일부가 된다.
햇살이 물레방아처럼 바퀴살을 따라 돌며 눈부시게 빛나고
제 틈 사이를 파고드는 나에게 바람은 저항하며 투정을 부린다.
가로의 풍경들이 발라드처럼 내게 다가와 속삭인다.
딱히 갈 곳이 있어서라기보다 달리고 싶은 충동만으로 자전거에 오른다.
꼭 무슨 목적이 있어야 하나?
꼭 어떤 계획대로 살아가야만 하는 하나?
마음이 닿는 대로 살아가는 것이지.
복잡한 세상, 온갖 시름을 떨쳐 버리고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는 것이면 충분해.
나는 내 삶의 한 복판을 질주하는 중이야.
아암.... 그렇지 그렇고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