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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한가위 보름달(2)

 

한가위 보름달을 사랑한 귀염둥이 공주는 달을 따달라 하였다

달은 떼쟁이의 팔이 닿지 않는 높이로 발돋움하며 그윽한 눈으로 말한다



 

공주님!

나는 누구의 소유물이 아니랍니다

나는 뭇사람들의 등대가 되어 사랑과 희망을 전해야 한답니다

잊고 있는 것을 일깨워주어야 한답니다

서로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주어야 한답니다

 

나는 대지와 만물의 연인이 되어 귓불에 속삭이고 가슴을 어루만지며 위무해야 한답니다

태양처럼 뜨겁고 밝지 않은 것은 만인과 만물을 포용하는 모성인 까닭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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