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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즐거움

짚 공예의 현장에서

노인들 대엿 분들이 짚으로 무언가를 만들고 있다

왈칵 쏟아지는 추억의 향수에 공손한 인사와 함께 견학을 청하자

대견한듯 좁은 방 한 구석을 내어주신다

 


정갈하게 추린 짚이 물기를 머금은 채 새끼로 꼬여진다

젊음의 탱탱한 수분이 빠져나간 더덕 같이 거친 손에서

두 올의 짚이 하나로 꼬여지며 가늘고 긴 새끼줄이 된다

그런 새끼줄이 멍석이 되고 망태가 되고 여러 요긴한 농가의 생활용품이 된다

 


「제가 근처에 살면 늘 와서 배우고 싶습니다」라는 말은 그저 덕담용이 아니라 내 솔직한 심정이다

「이런 걸 배워서 뭣에 쓸려고 하오」라는 대답은

이런 철 지난 것이 냉대받는 서운함과 조금이라도 인정받는 반가움이 동시에 묻어 나온다

 



「어른들이 직접 만드신 것들은 하나하나가 손으로 만든 수공예품이라 기계가 만든 제품과는 비교가 안되지요

만드시는 공정마다 끈끈한 땀과 집중한 정성이 담긴 사람의 손길과 향기가 담긴 것이지요」


 

내 찬사를 견학의 댓가로 지불하며 마당에 놓인 판매대에서 오래 눈길이 머문다

좁은 백팩에 넣을 수 없어 사지 않았지만 산다고 해서 노인들의 노동의 체험적 가치를 소유할 수는 없는 것이다


스스로의 노동으로 생산을 하는 저 분들의 값진 체험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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