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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벗,지인과 함께)

달력인지 서화첩인지


이런 달력을 본 적이 없다

부부의 사랑과 행복이란 주제로

가윤이 먹을 갈고 붓은 늘보가 잡아 만든 백퍼센트 수제 서화첩이다 

웃음인지 쑥스러움인지는 몰라도 고개를 떨군듯한 부인과

정색을 하며 이 사랑의 파수꾼이 되려는 듯한 남편의

엄숙함이 자아내는 웃음기에 내 정감이 담겨진다



참으로 사랑하고 있구나!

이런 꾸밈없는 순수한 한 순간을 포착하여 당당히 공개하는 멋에 미소를 보낸다

누가 이렇게 당당하고 진솔하게 부부애를 표현하고

이런 창의적인 방식으로 품격있는 작품집을 만들 수 있을까?

그리고 손수 만든 달력을 선물하며 친지들과 소통하겠는가!

참으로 진실하고 뜨거운 러브스토리 한 편이다


 



외현선생의 이 작품은 도록과 달력을 멋지게 조화한 기발한 발상이 깔려있다

서화집인지 달력인지를 굳이 갈라놓을 필요는 없다

달력의 실용성을 착안하여 디스플레이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끌어들인 것이다

많은 경비를 들여 만든 두툼한 서화작품 도록이 서가에서 잠들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새로운 형식을 시도한 혁신적인 발상의 전환이다

나도 보잘 것 없지반 내가 만든 목각작품을 선물할 때

받는 분의 집을 내 전시장으로 쓴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작가는 서화에 문외한인 내 마음을 움직여 눈에 잘 띄는 안방벽을 작가의 전시공간으로 내어주고

그림같은 글씨를 감상하며 원전을 찾으며 고전의 장독에 담긴 장맛을 본다

최소한 한 달은 바라보니 서로의 새로운 소통인 것이다

외현선생이 나를 시경의 한 귀절로 인도하는 계기가 되고

나는 배우고 익히며 이렇게 몇 줄의 소회를 남겨두니 멋스러운 일이다

 

(매월 달력을 넘길 때마다 내 소감을 담아 볼 요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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